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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고,전북여행/에피소드

전북 남원 - 가볍게 떠나고 무겁게 돌아오자, 전통시장투어

 

# 시야가 시원하게 뻥 뚫린 세종로

예전에는 교보문고에서 세종문화회관까지 가려면 영락없이 지하도를 통해 멀리 돌아가야 했었는데 이제 간편하게 길만 건너면 되니 참 많이도 변했다. 시야가 뻥 뚫려있으니 간편한 것만 아니라 눈도 시원하다.

 

 전북 남원으로 가는 버스가 광화문 1번 출구에서 7시에 출발하는데 너무 서둘렀나보다. 거의 한 시간이나 일찍 도착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렇게 사진도 찍으며 여유를 부려봤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서 근처 편의점에서 삼각 김밥도 사 먹으며 한가할 틈 없는 도시의 한가운데를 신나게 두 팔 휘두르며 누볐다.

 



# 전통시장에도 할인쿠폰은 있다

버스에 오르자 오늘 목적지 중 하나인 남원공설시장의 팜플렛을 나눠준다. 이곳은 작년 가을에도 다녀왔는데 그 사이 변화가 있었다. 팜플렛에 인쇄되어 있는 각종 할인쿠폰이 그것이었다. 남원공설시장은 규모가 꽤 크다. 그리고 4일과 9일에는 오일장이 들어서는데 내가 가 본 곳 중에서는 가장 오일장이 번성한 곳이었다. 그래서 24일인 오늘도 기대가 꽤 크다.

 

또 하나 이렇게 따끈따끈한 백설기도 서비스로 따라와주니 오늘은 풍요로운 여행이 될 조짐이 보이는 것만 같다.

 



# 조선시대의 예쁜 정원을 구경해요 - 광한루원

전북 남원 여행의 첫 코스는 춘향이와 몽룡의 애절한 사랑의 배경이 된 광한루로 결정되었다. 광한루의 '광한'은 달나라 궁전을 뜻한다고 한다. 원래 1419년 그 유명한 황희 정승이 남원으로 유배되어 왔을 때 '광통루'라고 작은 누각을 지어 산수를 즐기던 곳이었는데, 이후 정인지가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달나라에 있는 궁전 광한청허지부가 바로 이곳이 아니던가“하며 감탄하여 이름을 광한루로 개칭되었다고 한다.  

 



춘향전의 배경이 되는 곳이 남원이다. 광한루가 이몽룡이 경치를 감상하다 건너편에서 그네를 뛰고 있던 춘향이를 보고 첫눈에 반한 장소이다. 그래서 이곳에는 춘향일대기와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서화류와 장신구, 서책 등이 전시된 춘향관도 있다.

 

☞ 아마도 춘향이가 이몽룡에게 반한이유는 광한루의 멋진 정경에 푸욱 빠져서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하늘의 고귀한 선녀 직녀와 미천한 인간인 견우가 사랑에 빠져 칠월일석날에만 오작교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춘향이와 몽룡의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은 사랑과 닮아서 그 오작교를 광한루원의 호수에 만들어 놓았다. 오작교를 밟으면 부부 금실이 좋아진다는 전설이 있단다. 믿거나 말거나 광한루까지 왔는데 오작교를 건너보는 것도 밑지는 장사는 아니겠지. 호수 아래 팔뚝만한 잉어들이 떼지어 노는 것을 볼 수 있다.

 

 

 

# 계절의 변화가 가장 빠르게 찾아오는 곳, 전통시장

5일장인 오늘, 그 어떤 장터와 비교도 되지않게 규모가 크고 물건의 종류도 없는 것 없이 다양하여 보는 재미와 사는 재미가 쏠쏠했다. 남원공설시장은 4와 9일에 5일장이 들어선다. 몸에 좋은 컬러푸드가 뜨는 요즘 챙겨먹어야 할 것이 바로 검은 자주빛의 알갱이가 토실토실하게 들어차 있는 옥수수이다.

 

블루베리에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있다고 하지만 우리의 전통 먹거리인 머루포도나 오디, 그리고 이 검은찰옥수수를 무시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열심히 돌아다니다가 상자 안에서 곤히 잠들어있는 새끼 고양이가 눈에 들어와 쪼그리고 앉았더니 그 옆에 사람 좋아하는 강아지 한 마리가 묶여있었다.

 

나를 보자마자 반가워하며 꼬리치고 달려드는 것에 마음이 흔들려 집으로 데려가고 싶은 것을 간신히 참았다.



한눈에 보기에도 보통 마늘보다 알이 작은 것이 마늘 장아찌를 만들어먹으면 딱 좋겠다. 알은 작아도 선이 분명한 것이 대충 여섯 쪽으로 똑 떨어질 것 같다. 어쩌면 이게 육쪽 마늘이라 불리는 품종인지도 모르겠다.

 



멀리서 바닷가의 모래사장을 바라보면 무언가 움직이다가도 사람이 다가서면 금새 자취를 감춰버리던 녀석들이 여기 장터에는 많이도 있었다.

 



'뻥이오~' 반가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잘 튀겨진 먹거리가 구수한 냄새를 모락모락 풍기고 있었다.

 

 

 

옥수수 다음으로 구입한 것은 꽈리고추. 작년 가을에도 이곳에 와서 꽈리고추를 듬뿍 사 갔었다. 서울에서는 꽈리고추가 너무 크고 매워서 살 엄두가 안나는데 이곳은 작아서 연한데다 그렇게 맵지않아서 단골 메뉴가 되어버렸다.

 



계절이 계절이니만큼 아직 하얀 분도 가시지 않은 싱싱한 수박도 많이 보였다. 전통시장은 계절의 변화를 가장 빨리 느낄 수 있는 곳이 아닌가싶다. 싱싱한 제철먹거리로 가득차있다.

 

요즘은 대형마트에서 10킬로 아래로는 잘 팔지도 않아서 한 번 사는 것도 부담스럽다. 한 통을 사면 일주일은 먹는데다 그만큼 가격도 비싸서 말이다. 이곳에는 4,5킬로 정도 돼보이는 크기의 것이 많아서 마음에 들었지만 서울까지 들고 오는 것이 무리라서 아쉽지만 마음을 접어야 했다.

 

 

# 더위를 날려주는 뜨끈한 추어탕 한 그릇

날이 꽤 더웠다. 남원에 왔으니 추어탕을 먹어야겠는데 더위에 지친 까닭에 무언가 가볍고 시원하게 먹을 것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곳은 온통 추어탕뿐이다. 조금 찾아 헤매다가 결국 추어탕을 먹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막상 들어가서 바글바글 끓고있는 추어탕을 앞에 두고보니 없던 입맛이 확 돈다.



더구나 진하고 구수한 국물과 함께 푹 퍼진 시래기가 듬뿍 들어있어서 입맛을 돋구었다.



배추겉절이는 아삭하고 산뜻했고,



시장 안에서도 많이 팔고있던 고구마줄기 무침은 아삭하니 맛있었다. 처음 먹어본 것이라 이게 정말 고구마줄기를 무쳐놓은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어딘지 모르게 확신이 든다.
 


작년에 먹었던 곳보다 훨씬 맛있어서 좋았다. 오늘 먹어보니 작년에 먹었던 곳은 선택을 잘못했었구나 싶을 정도이다. 특히 찬그릇을 목기를 사용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여기 남원의 특산품이 바로 목기이다. 밥을 한참 먹고있는데 추어탕이 부족해 보였던지 그릇에 추어탕을 반 정도 더 갖다주셔서 깜짝 놀랐다. 광한루 앞에 큰 주차장이 있는 그 주차장 뒷편에 있어서 찾기 쉽다. 추어탕 가격은 7천원이고 추어튀김도 팔고 있다.
















# 한옥의 나뭇내가 물씬, 비 내리는 날의 특혜

전주한옥마을에 대한 정보를 미리 알고 가지 않아서 도착했을 때 깜짝 놀랐다. 한옥마을이니까 용인 민속촌이나 남산한옥마을 같은 풍경을 예상했는데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인사동과 삼청동, 그리고 일본의 유후인에 온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동화 속 풍경처럼 사랑스럽고 예쁜 거리였다. 인테리어 하나하나에 정성이 많이 들어간 가게들이 즐비했다. 생각보다 넓기때문에 관광안내소에서 지도를 받아서 구경하는 것이 좋다. 구경하며 사진찍으며 정처없이 돌아다니다가 여기가 어딘가 두리번 거리는 일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사실 내가 그랬다. 한참 걷다보니 갑자기 보통의 시내 풍경이 펼쳐자는 바람에 동화 속에서 바깥으로 걸어나온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한옥마을 거리에는 가로수 옆으로 물줄기가 흐른다. 그 옆에 혼자 돌아가고 있는 맷돌이 장식되어 있는 것을 보고 장난감처럼 보였던지 서너살 짜리 남자 아이가 그 위에 올라타고 싶어하는 것을 목격하고 웃음이 나왔다.
 
하늘이 꾸물꾸물거리더니 이윽고 비가 쏟아졌다. 평소같으면 하늘을 원망했을 텐데 수분을 머금은 공기 중에 맡아지던 한옥에서 뿜어져 나오는 나뭇내에 반하고 말았다. 햇볕이 창창했더라면 이 황홀한 경험은 하지 못했을 것이었다.

 



# 여행은 항상 또, 그리고 또...

집으로 가는 길, 비가 멎고 뭉구름이 낮게 내려앉아 멋드러진 풍경이 펼쳐져있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은 언제나 예외없이 피곤하지만 그렇게 하루가 지나면 '또'라는 단어가 자연스레 머릿속에 떠오르고 만다. 떠날때는 가볍게 돌아올 때는 무겁게, 양손에 쥐어진 제철먹거리가 풍요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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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시
전라북도
기간 2010.7.24 ~ 2010.7.24 (1일)
컨셉 친구와 떠나는 여행
경로 광한루 → 남원공설시장 → 전주한옥마을


▶ 시장투어란

전통시장과 시장주변 관광지를 연계하여 장도 보고 관광도 하는 일석이조의 알뜰 장보기 프로그램

◦ 전통시장의 우수한 특산품 쇼핑과 지역 우수관광지 관광 및 지역문화 체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 저렴한 가격, 알뜰구매, 전통시장의 정과 재미, 다양한 상품 등과 만날 수 있는 시장투어는 지난 2005년부터 시행해 왔으며 지금까지 총 5만 여명의 도시 주부 등 소비자가 직접 참여하여 전통시장을 방문

 

▶ 시장투어 지원내용

2010년 시장투어는 버스와 철도로 운영됨. 16개 시장은 버스로 운영되며 5개 시장은 철도로 운영됨.

 

모든 참가자에게 차량비, 여행자보험료에 한하여 국비 100%로 지원 (단, 관광지 입장료 및 문화체험비, 여행사 수수료 등은 참가자 개별 추가부담, 당일 시장투어 참가비15,000원 (무박일정과 철도투어는 별도요금 책정)

 * 시장투어는 당일투어 프로그램으로서 일정 중 전통시장에 2시간이상 체류함


▶ 참가 신청절차

시장투어 참가희망자는 2010년 시장투어사업 운영사업자 (주)센타투어 홈페이지의 시장투어 코너에서 운영 프로그램 확인 후 본인이 직접 신청www.centertou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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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글은 전통시장 서포터즈인 김성은 님이 남원공설시장 시장투어에 참가하신 후기로 작성하신 것입니다. 원본글 참조 http://chageun8.blog.me/30090643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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